한국어 교육자를 위한 용어 해설집
교안
교안(수업계획서, 학습지도안)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수업을 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 놓은 수업 설계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이 수업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를 정리해 놓은 수업 계획표라고 할 수 있다. 교안에는
보통 수업 목표와 내용, 수업 단계, 교사 발화 및 설명, 연습 및 과제 등이 담긴다. 교안은 수업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며, 교사가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목표에 맞는 결과를 얻도록 돕는 ‘수업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어 교육에서는 학습자의 언어 수준, 국적, 학습 목적에 따라 교안을 조정해야 하므로, 교안은 단순한 일정표가 아니라 ‘맞춤형 수업 준비서’라고 볼 수 있다.
교수요목
교수요목은 어떤 과목이나 언어를 가르칠 때, 무엇을, 어떤 순서로, 어떻게 가르칠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교육 계획의 틀이다. 쉽게 말해, 한국어 교육 전체를 설계하는 ‘큰 지도’ 또는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에게 어떤 어휘, 문법, 표현을 먼저 가르치고, 그다음에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로 교수요목의 역할이다. 초급 수준 교수요목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포함될 수 있다. ① 목표: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한다. ② 주제: 자기소개, 가족, 시간 표현, 음식 주문하기 등 ③ 문법 항목: -이에요/예요, -았/었-, -고 싶다 등 ④ 기능: 인사하기, 질문하기, 쇼핑하기 등 교수요목은 한 과목이나 언어 교육 전체를 체계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큰 틀이며, 교사, 교재 개발자, 교육과정 설계자가 참고하는 기준 문서이다. 한국어 교육에서는 학습자의 수준, 목적, 문화적 배경 등을 고려해 교수요목을 설계하며, 이것이 수업 내용과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가 된다.
교수자 숙련도
교수자의 숙련도란 교수자가 수업을 할 때 얼마나 능숙하고 효과적으로 가르치는지를 나타내는 능력의 수준을 말한다. 쉽게 말해, 교사가 수업을 잘 이끄는 실력과 경험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숙련된 교수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의 수준에 맞게 적절히 설명하고, 수업 중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학습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흥미를 유지하도록 지도한다. 또한 효과적인 피드백과 질문을 통해 사고를 확장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러한 숙련도는 언어 지식, 교수법에 대한 이해, 수업 준비 능력, 학습자와의 소통 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교수자의 숙련도는 곧 수업의 질과 학습자의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가 되며, 경험과 연습을 통해 점차 발전한다.
예비 교사
예비 교사란 아직 정식 교사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는 학생이나 수습 교사라고 할 수 있다. 예비 교사는 보통 대학교에서 교육학이나 교과 교육을 전공하거나, 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하면서 수업 이론을 배우고, 실습을 통해 실제 수업 경험도 쌓는다. 예를 들어, 한국어 교육 전공자 중에서 한국어 교원이 되기 위해 연수나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도 예비 교사에 해당한다. 예비 교사는 수업을 직접 해보면서 학생과의 소통, 수업 설계, 수업 운영 능력 등을 실습을 통해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자신감을 키워 나가야 한다.
교육 역량
교육 역량이란 교사가 학생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학습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양한 능력과 자질을 말한다. 쉽게 말해, 수업을 잘 준비하고 운영하며, 학생과 잘 소통하고, 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교사의 실력’ 전반을 의미한다. 교육 역량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학생의 수준과 필요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능력,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흥미를 유지하는 능력,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적절히 의사소통하며 상호작용하는 능력, 학습 결과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다양한 상황에서도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문제 해결력 등이 있다. 이러한 교육 역량은 교사가 학생의 성장을 돕고, 긍정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며, 교육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종합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량은 교사 연수, 현장 경험, 자기 성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일관성과 연계성
교수-학습 설계 원리에서 ‘일관성과 연계성’은 수업을 잘 설계하고 진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원리이다. 먼저 거시적인 연계성은 이전 수업과 이번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 시간에 숫자를 배웠다면 이번에는 가격을 말하는 표현을 배우는 식으로, 앞에서 배운 내용을 새로운 내용과 연결해 확장하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학습자가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으며, 수업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한편, 미시적인 일관성은 한 수업 안에서 진행되는 활동들 간의 순서와 흐름이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먼저 새 어휘를 배우고, 그 어휘를 사용한 문장을 만든 뒤, 대화 연습으로 이어지는 수업은 논리적이고 단계적인 흐름을 갖춘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수업 안의 활동들이 서로 잘 어울리고 연결될 때, 학습자는 혼란 없이 수업 내용을 따라가며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다양성
다양성은 수업을 구성할 때 학습자가 예측할 수 있는 안정감과 함께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원리이다. 먼저 수업은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예: 도입 → 설명 → 연습 → 활동)으로 구성되면 학습자는 수업의 흐름을 쉽게 예측하고 익숙하게 따라갈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학습자는 불안감 없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학습 효과도 높아진다. 하지만 수업 방식이 항상 똑같고 내용도 비슷하다면, 학습자는 금방 지루함을 느끼고 흥미를 잃게 된다. 그래서 수업 주제나 활동 유형, 자료 등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역할극, 게임, 영상 시청, 노래, 토론 등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섞어 사용하면, 수업은 반복적인 구조 안에서도 새로운 느낌과 자극을 줄 수 있어 학습자의 참여도와 동기 유발에 도움이 된다. 즉, 예측 가능한 틀 속에서 흥미롭고 새로운 요소를 균형 있게 조화시키는 것이 ‘다양성’을 살리는 수업이다.
융통성
융통성은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할 때 계획한 대로만 고집하지 않고, 실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수업 전에 교사는 교안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미리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수업의 흐름이 안정되고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수업에서는 학습자의 반응, 이해도, 분위기, 시간 상황 등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교사는 준비한 교안을 엄격하게 그대로 따르기보다, 필요에 따라 수정하거나 순서를 바꾸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학습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면 설명을 더 자세히 하거나 활동 시간을 늘리고, 반대로 쉽게 이해했다면 다음 단계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다. 이런 융통성 있는 수업 운영은 학습자의 요구에 더 잘 맞춰주며,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교안은 수업의 ‘지도’ 역할을 하되 실제 수업은 교사의 판단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도입
도입 단계는 수업의 시작 부분으로, 학습자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오늘 배울 내용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시간이다. 이 단계에서는 먼저 전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간단히 복습하면서 학습자들이 쉽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간단한 퀴즈, 질문, 자유로운 대화를 활용해 학습자들이 수업에 편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도입에서는 오늘 배울 내용과 관련된 화제를 제시하여 관심을 끌고, 본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한다. 예를 들어, 그림이나 사진 같은 시각 자료를 보여주거나, 도입 질문을 통해 학습자 스스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오늘 어떤 걸 배우는지”, “왜 배우는지”를 미리 알게 되어 학습 동기와 집중력이 높아진다.
제시
제시 단계는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부분으로, 학습자가 오늘 배워야 할 문법, 어휘, 본문 등의 핵심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수업 목표에 맞는 주요 내용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오늘의 수업 목표가 ‘-고 싶어요’ 표현을 배우는 것이라면, 교사는 그 표현의 형태(문법), 의미, 쓰임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예문을 통해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학습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그림, 영상, 실제 대화 예시 같은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시각적·청각적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제시가 잘 되면 학습자는 다음 연습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으며, 수업의 전체 흐름이 탄탄해진다.
연습
연습 단계는 제시 단계에서 배운 내용을 학습자가 반복하고 익히는 시간으로, 학습자가 새로운 표현이나 문형을 실제로 사용해 보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따라 하기부터 점차 응용하고 활용하는 연습까지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법 표현 ‘-고 싶어요’를 배웠다면, ① 먼저 예문을 따라 말해보는 반복 연습, ② 이어서 자신의 말로 문장을 만들어 보는 기계적인 연습, ③ 마지막에는 실제 자신의 상황에 맞게 표현을 바꿔 말해보는 유의미한 연습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처럼 연습은 반복하기 → 응용하기, 기계적인 것 → 의미 있는 것, 쉬운 것 → 복잡한 것으로 점점 난이도와 사고 수준을 높여가며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습 단계에서는 교과서나 워크북 문제, 활동지, 말하기 유인물 등 다양한 자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수업 시간에 사용할 연습 활동은 학습 목표에 맞게 미리 선별하고 그 순서를 정리해 두어야 한다. 교사가 직접 구성한 유인물이나 활동지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활용
활용 단계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상황에 가깝게 말하거나 써보는 활동으로, 실전 연습을 위한 최종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습자가 도입–제시–연습 단계를 통해 익힌 표현과 문형을 바탕으로, 스스로 말하거나 쓰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이제는 교사의 도움 없이 자신의 말로 표현해보는 자율적인 활동 단계인 셈이다. 예를 들어, 수업에서 ‘증상 말하기’를 배웠다면, 연습 단계에서는 “머리가 아파요” 같은 문장을 따라 말하거나 바꿔 말해보는 연습을 했다면, 활용 단계에서는 실제로 약국 상황을 설정하고 ‘자신의 증상을 설명한 후 약을 구입하는 역할극’을 수행한다. 이처럼 활용 단계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학습자가 배운 내용을 창의적으로 적용하고 표현해보는 활동이 중심이 된다. 학습자의 언어 사용 능력을 실생활과 연결해보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의사소통 중심의 실제 과제 수행 형태로 설계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
마무리 단계는 수업을 마치기 전에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점검하며 수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습자에게 무엇을 배웠는지 되돌아보게 하고, 중요한 표현이나 문법을 다시 짚어 줌으로써 학습 내용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수업에서 ‘시간 표현’을 배웠다면, 마무리 단계에서는 “오늘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말하는지 배웠어요. 예: 몇 시예요?, 오전 9시예요”처럼 핵심 표현을 정리해 주고, 학습자가 스스로 말하거나 정답을 떠올리도록 간단한 복습 질문이나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마무리 단계에서는 숙제나 과제를 안내하고, 다음 시간에 배울 내용에 대해 미리 예고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음 시간에는 음식 주문 표현을 배울 거예요. 미리 메뉴판을 사진으로 준비해 오세요”처럼 차시 학습과 관련된 준비 사항도 알려준다.
동기화
동기화란 학습자가 “공부하고 싶다”, “재미있겠다”, “오늘 수업 집중해 봐야지”라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학습자가 수업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업을 시작할 때 선생님이 재미있는 그림을 보여주거나, “여러분은 주말에 보통 뭐 해요?”처럼 친숙한 질문을 하면, 학습자는 자연스럽게 오늘 배우게 될 내용에 관심을 갖고, “왜 이걸 배우는지” 이유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수업도 더 잘 따라오고, 학습 효과도 좋아진다. 따라서 동기화는 학습자의 마음을 열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며, 도입 단계에서는 이런 흥미 유발과 참여 유도를 통해 수업의 시작을 자연스럽고 활기차게 열어 주는 역할을 한다.
내재화
내재화란 배운 내용을 반복적인 연습과 사용을 통해 자기 것으로 익히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처음에는 머리로 외워서 쓰던 문법이, 나중에는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익숙해지는 상태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 ‘-고 싶어요’라는 표현을 배울 때는 “주어 + -고 싶어요”라는 형식을 기억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하게 되지만, 여러 번 말하고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밥 먹고 싶어요”, “쉬고 싶어요”처럼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내재화된 상태이다. 따라서 내재화는 문법이나 표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사용하면서 몸에 익히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쓰기나 말하기에서 정확성과 유창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상황맥락
상황맥락이란, 수업에서 학습자가 배우게 될 표현이나 문법이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배경을 말한다. 쉽게 말해, 언어가 쓰이는 실제 상황을 함께 제시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수업 목표가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표현”이라면, 도입 단계에서 “지금 여러분은 시장에 갔어요. 물건을 사고 싶은데, 어떻게 말할까요?”처럼 상황을 먼저 보여주거나 이야기해 주는 것이 바로 상황맥락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학습자는 단순히 표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언제 이 표현을 쓰는지, 누구에게 쓰는지, 왜 쓰는지를 함께 이해하게 되어 언어를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실제로 사용할 준비를 하게 된다. 따라서 상황맥락이란 언어가 사용되는 실제 환경과 배경을 말하며, 도입 단계에서 상황맥락을 제시하면 학습자의 이해와 동기 유발에 큰 도움이 된다.
대본식 기술
대본식 기술이란 교사가 수업 시간에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를 시나리오처럼 미리 자세히 써 놓는 방식이다. 마치 연극 대본처럼, 교사와 학생이 실제 수업에서 주고받을 말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수업 중 교사가 과일 사진을 보여주면서 T: ○○씨, 이건 무슨 과일이에요?라고 말하면, 학생은 S: 사과예요. 라고 대답하도록 예상하여, 교사의 질문과 학생의 응답을 교안에 그대로 적는다. 이러한 대본식 교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우선 교사의 말, 학생의 반응, 사용하는 자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서 수업 흐름을 예측하고 따라가기 쉽다. 또한 수업 진행 방식이 거의 다 들어 있기 때문에, 특히 초보 교사도 이 대본을 보며 수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가 교안에 너무 의존하면 유연한 수업 운영이 어려워지고, 학습자의 반응에 맞춰 수업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대본식 교안은 참고용으로 활용하되, 수업 현장에서는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개조식 기술
개조식 기술은 교안에서 교사의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대사처럼 적기보다는, 수업의 핵심 내용과 주요 진행 과정을 간단히 요약해 적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전체 수업의 뼈대만 정리해 놓은 간략한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휘 수업에서 ‘과일’이라는 단어를 가르칠 때, 대본처럼 “T: ○○씨, 이건 무슨 과일이에요?”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개조식 교안에서는 “과일 어휘 제시 – 그림 자료 활용 / 예문: 바나나가 달아요”처럼 핵심 표현과 예문, 수업 순서를 요약해 적는다. 이러한 개조식 기술의 특징으로 교사의 말이나 학생의 반응을 모두 적지 않고, 수업의 핵심 개념, 단계, 활동 순서를 간단히 요약한다. 또한 주로 수업의 큰 흐름이나 내용 중심으로 기술하며, 어휘·문법·표현·예문 중심 정리가 많다. 교안에서의, 설명은 ‘(으)ㅁ’, ‘-기’ 형태로 요약하거나, 명사형으로 정리한다. 이러한 방식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수업을 구성할 수 있어서 숙련된 교사에게 적합하다. 초보 교사의 경우 세부 대사나 흐름이 없기 때문에 수업을 바로 실행하기 어렵고, 실제 수업에서는 추가적인 준비와 판단이 요구된다. 그러나 수업 경험이 많은 교사에게는 오히려 자유롭게 응용하고 수정하기 좋은 형태이다.
가독성
가독성이란, 글이나 문서를 읽기 쉬운 정도, 즉 눈에 잘 들어오고 이해하기 쉬운 정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교안을 읽는 사람이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글이 너무 복잡하거나 정보가 뒤섞여 있으면 읽는 사람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에 가독성이 높은 교안은 핵심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한눈에 보기 좋고,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요 표현에 굵은 글씨(굵게) 또는 밑줄을 쓰거나 반복되는 표현은 약어(예: T = Teacher, S = Student)로 바꾸거나 문단이나 단계마다 ●, ▶, ⓐ 같은 특수 기호를 사용해서 구분해 주면 읽는 사람이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리하면 가독성이란 문서나 글을 얼마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말이며, 교안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잘 드러내고, 수업 흐름이 명확하게 보이도록 구성하는 것이 가독성을 높이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