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자를 위한 용어 해설집
율격
운(rhyme)은 같은 소리가 되풀이되는 것이고, 율(meter)은 짜임새가 비슷한 말의 토막(foot)이 이어지는 것이다. 둘 가운데 율은 필수이고, 운은 선택이다. 한국 시가는 운은 선택하지 않고, 율만 갖추고 있다. 이 율을 보통 율격이라고 한다.
한
한은 가장 한국적인 슬픔의 정서로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을 말한다. 한은 욕구나 의지의 좌절되었을 때 생기는 마음의 상처가 의식·무의식적으로 얽힌 복합체를 가리키는 민간 용어이다. 한국인은 한을 폭력에 의지하지 않고 종교나 민간신앙 활동, 혹은 의지적 행동으로 풀어왔는데, ‘익살’(남을 웃기려고 일부러 하는 말이나 몸짓)과 ‘해학’(사회적 현상이나 현실을 우스꽝스럽게 드러내는 방법)도 한을 푸는 한 방법이었다.
신명
신명은 한국의 대표적인 긍정적 정서로 예로부터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져 왔다. ‘신명 난다’, ‘신바람 난다’ 등은 한국 사람들이 어떠한 일에 특히 신나게 빠져들거나 즐겁게 어떤 일을 할 때, 즉 단기적으로 삶에 만족하고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때 ‘신바람 난다’는 말은 주로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일과 관련하여 쓰이지만, ‘신바람 나게 산다’는 식으로 사용되면 사는 것이 즐거울 정도로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또한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동기화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설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 기록된 것으로, 서사적 구성을 갖춘 이야기이다.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민요
예로부터 일반 국민 사이에서 불려 오던 전통적인 노래를 말한다. 보통 특정한 작사자나 작곡자가 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며 일반 국민의 사상, 생활, 감정을 담고 있다.
권선징악
권선징악은 착한 것을 권하고 악한 것을 징벌한다는 뜻이다. 이는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도덕적 가치관의 핵심을 이루며, 주로 문학 작품과 대중문화에서 많이 사용된다. 한국의 설화나 드라마에서는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이 벌을 받는 구조로 권선징악이 자주 등장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도덕적 행동을 강화하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가
무가는 무속 의식에서 무속인(무당)이 구연하는 사설이나 노래이다. 복을 비는 것과 병을 고치는 것, 죽은 사람을 위로하는 것, 신을 받는 것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무속은 우리 고유의 신앙으로 고대부터 시작되었으나 불교·유교가 전래된 뒤에는 국가적 행사에서 밀려나 마을 또는 가족 단위의 현세기복(현 세상에서 복을 받기를 기원하는 것) 의식으로 축소되었다. 지역별로 독특한 민요 장단과 결합된 무가가 전국적 범위에서 전승되어 내려온다.
굿
무당이 여러 음식을 차려 제물을 신에게 바치고 노래, 춤, 음악으로 인간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제의이다. 굿은 굿을 의뢰하는 인간과 굿을 받는 신, 중간 존재로서 무당이 있어야 진행된다. 굿은 신과 인간이 만나는 소통의 장이다.
민속극
민속극은 민간 전승의 연극으로서 음악, 무용, 연기, 언어 등이 조화된 종합 예술이다. 민중들의 생활상 필요에서 생겨나서, 공동으로 보존하고 재창조한 연극이다. 한국의 민속극에는 가면극, 꼭두각시놀음, 무당굿 놀이 등이 있다.
향가
향찰(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한국어를 표기하는 방식)로 표기된 시가로 신라시대부터 고려 전기까지 창작된 우리나라 고유의 시가를 말한다. 고려속요고려시대에 민중들 사이에서 널리 전해진 노래를 뜻한다. 속요는 평민의 문학으로 평민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오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우리글이 만들어진 후, 문자화되어 전해지게 되었다. 평민 문학으로서 속요는 작자가 알려져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노래로 <청산별곡>, <서경별곡>, <가시리> 등이 있다.
시조
시조는 고려후기에서 조선전기에 걸쳐 정제된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이다. 3장 45자 내외로 구성되며, 유학자들의 정신과 정서를 표출하기에 적합한 형식이었다. 보통 장구장단이나 무릎장단에 맞추어 시조창으로 노래하는데, 조선후기에는 관현악 반주를 동반하고 전문가객이 노래를 전담하는 가곡창으로 발전했다. 20세기에 들어 노래를 하지 않게 되어 음악적 특성은 사라졌지만 문학 갈래로서의 특성은 현대시조로 이어지고 있다.
저항시
1930년대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정책은 군국주의의 확대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가혹해졌고 만주 사변 이후 민족의 현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참혹성에 빠져 들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저항하면서 시를 통해 자기 의지를 구현하고자 했던 이육사, 윤동주 등의 시를 일본 식민지 시대를 대표하는 저항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일제의 탄압에 대하여 저항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시 작품을 통해 자신의 부끄러움과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자기 성찰을 보여 주었다. 윤동주의 <서시>, <쉽게 쓰인 시>, 이육사의 <광야>, <절정>,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이 모두 저항시이다.
참여시
1960년대 정치 현실과 사회 상황에 적극 대응하면서 현실 참여를 주장했던 한국 현대시의 한 경향을 말한다. 한국 현대시는 1960년 4․19 학생혁명을 거치면서 현실인식 방법의 변화를 드러낸다. 시 자체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시인의 태도 역시 변모되기에 이른다. 시가 오로지 시일뿐이라고 믿었던 순수시에 대한 관념이 무너지면서, 생명력과 의지와 감동을 지닌 시가 요구되기도 한다. 시단의 일부에서는 전후시가 보여준 정서적 폐쇄성을 거부하면서 이른바 ‘현실 참여’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참여는 진실한 삶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시적 변화와 그 성과를 참여시 운동이라고 말한다.
민중시
1970년대 이후 정치적 현실에 적극 저항하면서 민중의 삶과 그 경험적 진실을 시를 통해 노래하고자 했던 한국 현대시의 한 경향을 말한다. 1970년대 민중시는 정치적 폭력과 사회문화의 폐쇄성에 저항하면서 급격한 산업화의 물결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는 민중의 삶을 시의 중심 영역을 끌어들인다.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시를 통하여 표출되기도 하였고, 소외된 민중의 삶의 모습이 시를 통해 그려지기도 한다. 시인 자신이 현실에 대해 지니고 있는 도덕적 열정이 진취적인 시정신과 과격한 언어로 묶여져서, 때로는 지나치게 이념적인 색채를 드러낸 경우도 적지 않다. 민중시의 시적 가능성은 신경림, 이성부, 조태일, 최하림, 정희성 등의 실천적인 활동을 통해 확립되고 고은의 시적 변모와 김지하의 풍자와 비판을 통해 더욱 활발하게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