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이론 용어 해설 – 한국어발음교육론

한국어 교육자를 위한 용어 해설집

음운

음운은 의미를 지닌 언어 요소들을 구별하는 기능이 있는 말소리의 단위이다. 음성은 사람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구체적인 말소리인 반면 음운은 의미의 변별 기능을 갖는 최소 단위이다. 음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음소(音素)이고, 다른 하나는 운소(韻素)이다. 음소는 말의 의미를 구별해 주는 최소 단위로, 한국어의 자음과 모음이 여기에 해당한다. 운소는 소리의 길이나 세기, 높낮이처럼 말소리에 부가되는 특징이 있으며, 이 역시 의미를 구별하는 기능을 갖는다. 중세국어에서는 소리의 높낮이를 뜻하는 성조(聲調)가 실제로 단어의 의미를 나누는 데 사용되었다.

음소

음소란 말의 의미를 구별하게 해주는 말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발과 달이라는 단어를 비교해 보면, 두 단어는 중간의 모음ㅏ와 받침 ㄹ은 같고, 앞의 자음만 각각 ㅂ과 ㄷ으로 다르다. ㅂ 이 ㄷ으로 바뀌면서 단어의 의미도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ㅂ과 ㄷ이 서로 다른 음소이기 때문이다. 음소는 한 언어에서 의미를 변별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음성과 구별된다. 사람마다 말하는 속도나 억양, 말투에 따라 같은 소리라도 다르게 들릴 수 있지만 화자들은 그 소리를 하나의 동일한 음소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ㄱ은 단어의 위치나 주변 소리에 따라 약간 다르게 발음될 수 있지만 모두 같은 음소인 ㄱ으로 인식된다.

음절
음절은 한 번에 발음할 수 있는 하나의 소리 덩어리로, 홀로 발화할 수 있는 최소의 언어 단위이다. 음소보다 크고 낱말보다 작은 발화의 단위이다. 예를 들어 학교라는 단어는 학과 교로 나뉘며, 이는 각각 하나의 음절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어의 음절은 초성(자음), 중성(모음), 종성(받침 자음)이라는 구조를 가진다. 이중 중성(모음)은 필수적인 음절 성분으로 음절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에서 음절 핵이라고 한다. 반면 초성과 종성은 주변 음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간이라는 음절은 초성 ㄱ, 중성 ㅏ, 종성 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ㅏ가 음절의 핵 역할을 한다. 중성이 없으면 음절이 형성될 수 없고, 자음만으로는 음절을 만들 수 없다. 또한 종성(받침)은 선택적으로 포함될 수 있으며 종성이 없어도 음절은 성립된다.

초분절적 요소
초분절적 요소란 낱말이나 음절처럼 뚜렷하게 끊어지는 소리 단위를 넘어 말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 말소리의 특징을 말한다. 초분절이라는 말은 분절(나누어진) 소리 단위인 자음과 모음, 즉 음소보다 더 큰 단위에서 작용한다는 뜻으로 주로 억양, 강세, 길이, 리듬이 속한다. 초분적적 요소는 운율적 요소라고도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글자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대화를 할 때 의미 전달, 감정 표현, 문장 구분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소대립쌍

최소대립쌍이란 두 단어가 있을 때 하나의 소리(음운)만 다르고 그 차이로 인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단어쌍을 말한다. 최소는 두 단어 사이의 차이가 오직 하나의 음운이라는 점을, 대립은 그 음운 차이로 인해 뚯을 구별해 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즉, 두 단어가 거의 같지만 소리 하나만 다르고 그 소리 차이 때문에 서로 다른 뜻을 가지는 경우를 최소대립쌍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밤과 감은 자음 ㅂ과 ㄱ만 다르며, 각각 밤(밤하늘)과 감(과일)이라는 전혀 다른 뜻을 지닌다. 또한 달과 딸은 ㄷ과 된소리 ㄸ의 차이로 구별되며 이 역시 의미가 다르므로 최소대립쌍이 된다. 한국어에는 평음(예: ㄱ), 경음(예: ㄲ), 격음(예: ㅋ)처럼 소리의 강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음운 체게가 있다.예를 들어 갈-깔-칼은 각각 평음, 경음, 격음으로 구성되어 서로 다른 뜻을 지닌 최소대립쌍이 된다.

조음

조음이란 사람이 입과 목 등 여러 발음 기관을 사용해 말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사람이 내는 말소리는 단순히 성대에서 나오는 소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입술, 혀, 이, 입천장, 목구멍 등 다양한 조음 기관들이 서로 협력하여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막으면서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발음 과정을 조음이라고 한다. 조음은 어디에서 소리를 내는지를 나타내는조음 위치와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를 설명하는 조음 방법으로 분류된다.

양순음

양순음이란 양쪽 입술을 이용해서 내는 소리를 말한다. 양순이라는 말은 한자로 두 개의 입술을 뜻하며 말 그대로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만나거나 가까워지면서 만들어지는 발음이다. 이때 공기의 흐름이 입술 사이에서 막히거나 좁아지기 때문에 특정한 자음이 만들어진다. 한국어에서 양순음에 해당하는 소리는 ㅂ (예: 바다), ㅃ (예: 빨리), ㅍ (예: 파도), ㅁ (예: 물)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입술을 닫거나 터뜨리거나 부드럽게 막으면서 나는 소리이다. 예를 들어 ㅂ과 ㅍ은 입술을 완전히 붙였다가 공기를 터뜨리며 나는 파열음이고, ㅃ은 같은 방식이지만 더 강하게 발음되는 경음이다. ㅁ은 입술을 막고 코로 공기를 내보내면서 나는 비음이다.

치조음

치조음은 혀끝을 윗잇몸(치조: 이가 박힌 부분의 뒤쪽)에 대거나 가까워지면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한국어의 대표적인 치조음은 다음과 같다. ㄷ (예: 다리), ㄸ (예: 또), ㅌ (예: 토끼), ㄴ (예: 나무), ㄹ (예: 라V형 모음 하나로 음절을 구성하는 경우 아, 이, 오 CV형 초성+중성으로 음절을 구성하는 경우 나, 소, 가 VC형 중성+종성으로 음절을 구성하는 경우 알, 옥, 임 CVC형 초성(자음)+중성(모음)+종성(자음)으로 구성된 유형 강, 달, 국 면)이 있다. 이 중ㄷ, ㄸ, ㅌ은 혀끝이 윗잇몸에 닿았다가 떨어지면서 공기를 내보내는 파열음이고ㄴ은 혀끝이 윗잇몸에 닿은 채 코로 공기를 내보내는 비음, ㄹ은 혀끝이 윗잇몸에 닿았다가 빠르게 흘러나오며 나는 유음이다.

경구개음

경구개음은 혀의 앞부분이 입천장의 앞쪽, 즉 단단한 부위(경구개)에 닿거나 가까워지면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경구개는 앞니 뒤쪽에서부터 혀로 만졌을 때 단단하게 느껴지는 입천장 부분을 의미한다. 이 경구개에 혀의 앞부분이 접근하거나 닿음으로써 공기의 흐름이 좁아지고 특정한 자음이 형성된다. 이러한 자음을 경구개음이라고 한다. 한국어에서 경구개음을 이루는 자음으로는 ㅅ, ㅆ, ㅈ, ㅉ, ㅊ이 있다. 이 자음들은 모두 혀의 앞부분이 경구개 부근에서 공기를 마찰시키거나 순간적으로 막았다가 내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ㅅ과 ㅆ은 경구개 부근의 좁은 틈을 통해 공기를 내보내는 마찰음이며, ㅈ, ㅉ, ㅊ은 잠시 막았다가 마찰과 함께 소리를 터뜨리는 파찰음이다.

연구개음

연구개음은 혀의 뒷부분이 입천장의 뒤쪽, 즉 부드러운 부분인 연구개에 닿거나 가까워지면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연구개’는 한자로 부드러운 입천장’이라는 뜻이다. 입천장 안쪽을 혀로 만져 보면 앞쪽은 단단하고, 뒤쪽은 말랑말랑한데 이 연한 부분이 바로 연구개다. 이 부위에서 혀뿌리와의 접촉이나 접근이 이루어질 때 공기의 흐름이 조절되며 특정한 자음이 형성된다. 한국어에서 연구개음에 해당하는 자음은 ㄱ, ㄲ, ㅋ, ㅇ이 있다. 이 중 ㄱ, ㄲ, ㅋ은 혀뿌리가 연구개를 막았다가 순간적으로 열리며 나는 파열음이다. ㄱ은 평음, ㄲ은 경음, ㅋ은 격음으로, 소리의 세기와 발음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편 ㅇ은 비음으로, 연구개 부근에서 조음되며 공기를 코로 내보내어 나는 소리이다. 특히 ㅇ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는 발음되지 않는 듯 조용히 공기만 흐르지만 받침으로 올 때는 뚜렷한 콧소리로 발음된다.

후음

후음은 목구멍 근처에서 만들어지는 소리를 말한다. 한국어에서 후음에 해당하는 자음은 ㅎ 하나이다. ㅎ은 조음 위치상 후두 근처에서 혀뿌리와 후두가 열리고 마찰되며 나는 소리이다. 조음 방법상으로는 마찰음에 해당하는데 공기가 목구멍을 통과할 때 마찰되면서 가볍고 숨소리 같은 소리가 난다. 그래서 ㅎ은 다른 자음보다 소리가 약하고 조음할 때 입술이나 혀의 명확한 움직임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하나, 호랑이, 힘 등의 단어에서 ㅎ은 말의 맨 앞이나 중간에 위치하며, 공기를 목구멍에서 부드럽게 터뜨리듯이 발음된다. 이때 성대는 진동하지 않기 때문에 ㅎ은 무성음이다.

전설과 후설

한국어의 모음은 조음할 때 혀가 어느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전설 모음이란 혀의 앞부분이 위로 올라가면서 발음되는 모음을 말한다. 전설 모음에 해당하는 소리에는 ㅣ(이), ㅐ(애), ㅔ(에)가 있다. 반면 후설 모음은 혀의 뒷부분이 올라가면서 발음되는 모음을 가리킨다. 후설은 소리가 입 안쪽에서 나기 때문에 묵직하고 깊은 인상을 준다. 한국어의 후설 모음에는 ㅏ(아), ㅓ(어), ㅗ(오), ㅜ(우), ㅡ(으)가 있다.

비음

비음은 공기가 입안의 통로를 막고 코를 통해 빠져나오면서 나는 소리이다. 사람이 말을 할 때 대부분의 소리는 공기가 입을 통해 나가면서 만들어지지만 비음은 예외적으로 입안을 막고 공기를 코로 통하게 하여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어에는 비음 /ㄴ, ㅁ, ㅇ/이 있다. ㅁ은 양순음 비음으로 입술을 꼭 다물고 코로 공기를 내보내면서 발음하는 소리이다. ㄴ은 치조음 비음으로 혀끝을 윗잇몸에 대고 막은 뒤 공기를 코로 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ㅇ은 연구개음 비음으로 혀의 뒷부분이 연구개 부근을 막고 공기를 코로 내보내면서 나는 소리이다.

유음

유음은 혀끝이 잇몸에 가볍게 닿았다가 떼거나, 잇몸에 살짝 댄 상태에서 공기를 양옆으로 흘려보내면서 내는 소리이다. 한다. 한국어에서 유음에 해당하는 자음은 ㄹ 하나뿐이다. 그러나 /ㄹ/은 환경에 따라 탄설음으로 발음되기도 하고 설측음으로 발음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단어 물, 노을, 바람 등의 끝소리에서 볼 수 있듯이 ㄹ은 입천장 중간쯤에 혀끝을 살짝 붙였다가 떨어뜨리며 공기가 혀 양옆으로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만들어진다. 그리고 라면, 노란, 가로수 같은 단어에서는 혀끝이 살짝 떠올라 르처럼 발음되는 경우도 있다.

장애음

장애음이란 공기가 입을 통해 나올 때 조음 기관에 의해 흐름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말 그대로 공기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만들어지는 소리라는 뜻이다. 한국어의 자음 대부분은 장애음에 속하며 조음 기관이 공기의 통로를 어떻게 막거나 좁히느냐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만들어진다. 장애음은 공기의 흐름이 일정하게 차단되거나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에 소리가 더 분명하고, 때로는 강하게 들리며 그 방식에 따라 파열음, 마찰음, 파찰음으로 나뉜다. 먼저 파열음은 공기를 완전히 막았다가 한순간에 터뜨려 내는 소리로 예를 들어 ㄱ, ㄷ, ㅂ, ㅋ, ㅌ, ㅍ 등이 해당한다. 마찰음은 공기가 아주 좁은 틈을 지나면서 마찰을 일으키며 나는 소리로 ㅅ, ㅆ, ㅎ이 해당된다. 파찰음은 공기를 일단 막은 뒤, 그 막힌 부분을 서서히 열어 공기를 마찰시키며 내는 소리다. 파찰음에는 ㅈ, ㅊ, ㅉ이 있다.

양성모음과 음성모음

한국어의 모음은 소리의 성질에 따라 양성모음과 음성모음으로 나눌 수 있다. 양성모음은 말 그대로 어감이 밝은 성질을 가진 모음이라는 뜻이다. 이 모음들은 소리를 낼 때 입이 넓게 열리고, 혀의 위치가 앞쪽에 가까우며, 소리의 느낌도 밝고 명랑한 인상을 준다. 한국어의 양성모음에 해당하는 소리는 ㅏ, ㅑ, ㅗ, ㅛ 등이 있다. 반면 음성모음은 어감이어둡고 큰 모음이라는 뜻이다. 소리를 낼 때 입이 깊숙이 벌어지거나 좁게 열리고, 혀의 위치는 뒤쪽에 가깝다. 소리의 인상도 다소 무겁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음성모음에는 ㅓ, ㅕ, ㅜ, ㅠ, ㅡ 등이 있다. 이처럼 양성모음과 음성모음의 구분은 조음 위치와 입 모양, 그리고 소리의 인상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어에서는 단어가 만들어질 때 서로 어울리는 모음들끼리 조화를 이루는 경향이 있어 모음 조화라는 음운 현상이 있다.

축약

축약은 두 형태소가 서로 만날 때 앞뒤 형태소의 두 음소나 음절이 한 음소나 음절로 되는 현상을 말한다. 말 그대로 줄어들어 하나로 압축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말소리가 빠르고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위한 음운의 변화로 발생한다. 모음 축약은 두 개의 모음이 만나서 하나의 이중 모음으로 줄어드는 현상이고, 자음 축약은 두 자음이 만나 새로운 하나의 자음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모음 축약의 예는 하여 → 해, 가아 → 가, 오아서 → 와서, 되어 → 돼등이 있다. 자음 축약은 밟다 → [밥따], 닫고 → [닥꼬], 넓고 → [널꼬], 옮기다 → [옴기다]와 같이 원래 두 자음이 존재할 자리에 하나의 자음으로 축약된 형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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