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이론 용어 해설 – 한국어음운론

한국어 교육자를 위한 용어 해설집

모어

모어란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처음으로 자연스럽게 익히는 언어를 말한다. 흔히 모국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태어나 가족이나 사회 속에서 한국어를 들으며 자란 사람은 한국어가 모어가 된다. 반대로 미국에서 자라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한 사람에게는 영어가 모어다.

변이음

변이음은 말소리를 이루는 음소가 실제로 발음될 때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소리를 뜻한다. 즉, 하나의 음소가 단어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느냐, 또는 주변에 어떤 소리가 있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소리를 변이음이라고 한다. 중요한 점은 소리가 달라지더라도 단어의 뜻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이음은 단지 발음상의 차이일 뿐 의미를 변별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음소 /ㄱ/은 단어에서 위치나 조건에 따라 다양한 소리로 발음된다. 가방에서는 [ㄱ]으로, 학교에서는 [ㅋ]처럼 거센소리로, 그리고 막내에서는 콧소리에 영향을 받아 [ㅇ]에 가까운 소리로 실현되기도 한다. 한 음소의 변이음들은 대체로 상보적 분포를 이루므로 한 변이음이 나타나는 환경에 다른 변이음이 나타나지 못한다.

고모음

고모음은 발음할 때 혀의 높이가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가는 모음을 말한다. 사람의 입안에서 모음을 낼 때 혀의 위치는 발음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 그중에서도 혀를 입천장 쪽으로 높이 올려서 내는 모음이 바로 고모음이다. 한국어의 대표적인 고모음에는ㅣ, ㅜ, ㅡ가 있다. 이 모음들을 발음해 보면, 입을 많이 벌리지 않고 혀가 위쪽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ㅣ는 혀끝이 앞쪽 위에 붙을 정도로 가까워지고 ㅜ는 입술을 둥글게 모으며 혀가 뒤쪽 위로 올라가 발음된다.

중모음

중모음은 발음할 때 혀의 높이가 입 안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모음을 말한다. 모음을 분류할 때 혀의 높이를 기준으로 고모음(높은 위치), 중모음(중간 위치), 저모음(낮은 위치)로 나누는데, 중모음은 이 가운데에 해당한다. 한국어에서 대표적인 중모음으로는 ㅓ, ㅔ가 있다. 직접 이 모음들을 소리 내어 발음해 보면 고모음인 ㅣ나 ㅜ에 비해 입이 조금 더 벌어지고 혀의 위치도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저모음인 ㅏ에 비하면 입을 덜 벌리고 혀도 약간 더 위쪽에 위치해 있다.

저모음

저모음은 모음을 발음할 때 혀가 입 안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을 때 나는 소리를 말한다. 즉, 저모음은 혀를 가장 아래로 내리고 입을 크게 벌려 발음하는 모음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한국어의 대표적인 저모음은 바로 ㅏ이다. 아를 발음해 보면 입을 크게 벌려야 하고 혀도 입 바닥 쪽으로 낮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입이 넓게 열리고 혀가 낮은 위치에 있어서 만들어지는 모음이 저모음이다.

공명음

공명음은 말소리를 낼 때 공기가 입안이나 코안에서 울려 퍼지면서 만들어지는 소리를 말한다. 즉 날숨의 흐름이 구강이나 비강에서 발생하는 장애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로 조음되는 비장애음을 말한다. 조음방법에 따라 자음을 나눌 때는 공명음과 장애음으로 나뉘는데, 공명음에는 비음과 유음이 있다. 공기가 코로 나와서 나는 소리를 비음이라고 하며, 대표적으로는 ㄴ, ㅁ, ㅇ이 있다. 유음은 혀끝이 입천장에 잠깐 닿았다가 풀리면서 나는 울림 소리이며, 대표적으로는 ㄹ이 있다.

조음 위치

조음 위치란 사람이 소리를 낼 때 어떤 발음 기관이 주로 사용되어 소리를 만들어내는가를 나타내는 위치를 말한다. 다시 말해 입 안에서 혀, 입술, 이, 입천장, 목구멍 등이 서로 닿거나 가까워지며 어떤 부위에서 소리가 만들어지는지를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 말소리는 단순히 성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대를 지나 나온 공기가 입과 코의 다양한 기관과 만나면서 여러 가지 소리로 변한다. 이때 소리가 생성되는 지점을 가리켜 조음 위치라고 부른다. 한국어의 조음 위치는 양순음(입술과 입술이 맞닿아서 나는 소리), 치조음(혀끝이 윗잇몸에 닿거나 가까이 가며 나는 소리), 경구개음(혓바닥이 딱딱한 입천장에 가까워지며 나는 소리), 연구개음(혓뿌리가 부드러운 입천장에 닿아 나는 소리), 후음(성대 근처인 목의 깊은 부분에서 나오는 소리)이 있다.

조음 방법

조음 방법이란 사람이 소리를 낼 때 공기가 어떤 방식으로 흐르거나 막히면서 발음되는가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즉, 입과 목 안의 발음 기관들이 어떤 방법으로 공기를 조절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만들어지는데 이때의 방식을 조음 방법이라고 한다. 한국어에는 파열음(공기를 완전히 막았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며 내는 소리), 마찰음(공기의 통로를 좁혀 마찰을 일으키며 내는 소리), 파찰음(먼저 막았다가 조금씩 틈을 주어 터지듯 마찰이 생기게 하는 소리), 비음(임 안이 막히고 공기가 코로 나가며 나는 소리), 유음(혀끝이 입천장에 살짝 닿거나 스치면서 나는 울림 소리) 이 있다.

단모음

단모음은 입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발음되는 동안 변하지 않는 모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라는 소리를 낼 때, 입을 크게 벌리고 아~ 하고 발음하면 혀의 위치나 입 모양이 바뀌지 않고 고정된 상태로 소리가 이어진다. 이런 모음이 바로 단모음이다. 한국어의 단모음은 총 10개(ㅏ, ㅓ, ㅗ, ㅜ, ㅡ, ㅣ, ㅐ, ㅔ, ㅚ, ㅟ)가 있다.

이중 모음

이중 모음은 발음할 때 입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한 번 이상 변하면서 나는 모음을 말한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두 모음이 하나의 음절 안에서 이어져 발음되는 소리이다. 예를 들어 왜라는 말을 발음해 보면 처음에는 입술을 둥글게 하여 ㅗ와 비슷한 소리를 내고 그다음에는 혀를 앞으로 내밀며 ㅐ 소리를 만든다. 이렇게 하나의 음절 속에서 입 모양이 바뀌며 두 개의 모음이 결합해 나는 소리가 바로 이중 모음이다. 한국어의 이중 모음은 총 11개(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ㅠ, ㅢ)가 있다.

평폐쇄음화

평폐쇄음화는 음절 말 위치에 잇는 장애음이 파열되지 않는 평폐쇄음인 ‘ㅂ, ㄱ, ㄷ’중 하나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다. 한국어는 음절 말에 올 수 있는 자음이 한정되어 있다. 19개의 자음 중에서 음절 말에 올 수 있는 것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ㅇ’7개뿐이다. 이 7개 이외의 자음이 음절 말에 오게 될 때 7개 중 하나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폐쇄음, 파찰음, 마찰음이 음절 말에 올 때에는 파열되지 않는 평폐쇄음인 ‘ㅂ, ㄱ, ㄷ’중의 하나로 바뀐다.

자음군 단순화

자음군 단순화란 한 음절 안에 자음이 두 개 이상 겹쳐 있을 때 그중 하나가 발음되지 않고 탈락하여 단순하게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어에서는 받침(종성) 자리에 자음이 두 개 겹쳐 나올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두 자음을 모두 발음하지 않고 한 개만 발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복잡한 자음군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음군 단순화다. 예를 들어 읽다라는 단어는 표기상으로는 ㄹ과 ㄱ 두 자음이 겹쳐져 있지만 실제 발음은 [익따]처럼 ㄱ만 소리 내어 발음된다. 이처럼 읽다의 읽이라는 자음군이 [익]으로 단순화된 것이다. 또 젊다는 [점따], 삶을은 [삼을]처럼 원래 자음 두 개 중 한 자음만 살아남아 소리 나는 경우가 많다.


비음화

비음화는 비음이 아닌 자음이 비음으로 바뀌는 음운 변화를 말한다. 비음이란 공기가 입이 아니라 코를 통해 나오는 소리로, 한국어에는 ㅁ, ㄴ, ㅇ이 해당한다. 비음화는 우리가 말을 자연스럽고 빠르게 이어 말하기 위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한국어의 평폐쇄음 ㄱ, ㄷ, ㅂ이 비음 앞에서 ㅁ, ㄴ, ㅇ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국물이라는 단어는 [국-물]이 아니라 [궁물]처럼 발음된다. ㄱ이 뒤의 비음 ㅁ 앞에서 ㅇ으로 변한 것이다. 이처럼 비음화는 소리를 더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발화 습관에서 생긴 변화이다.

유음화

유음화란 비음인 ㄴ이 앞이나 뒤에서 유음 ㄹ을 만나 ㄹ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다. 유음화는 유음화의 적용을 받아 발음되는 소리가 설측음이기 때문에 설측음화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신라는 원래 표기대로라면 [신라]로 읽어야 하지만 실제 발음은 [실라]처럼 ㄴ이 ㄹ로 바뀌어 발음된다. 마찬가지로 전라도도 [절라도]로, 물난리는 [물랄리]로 발음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처럼 유음화는 두 자음이 이어질 때 입의 움직임을 쉽게 하고 말하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발생한다. 유음화의 주요 조건은 ㄴ과 ㄹ이 연속해서 나올 때다. 이때 ㄴ이 ㄹ로 바뀌면서 ㄹ+ㄹ의 형태가 되어 발음된다.

유기음화

유기음화는 ㅎ과 평음이 연이어 나올 때, 두 소리가 합쳐져 유기음(거센소리)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유기(有氣)란 공기가 있다는 뜻으로 발음할 때 숨을 강하게 내쉬는 특징을 가진 소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유기음화는 ㅎ으로 인해 공기가 더 세게 뿜어져 나오는 방향으로 발음이 변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화라는 단어는 [국화]라고 표기하지만 실제 발음은 [구콰]에 가깝다. 이때 ㄱ이 ㅎ의 영향을 받아 거센소리 ㅋ로 바뀐 것이다. 또 좋다는 [조타], 놓다는 [노타]처럼 소리가 변한다. 유기음화는 주로 단어 내부에서 일어나거나 단어와 단어가 결합할 때 나타난다. 특히 합성어나 파생어에서 ㅎ이 뒤에 오거나 사이에 나올 경우 앞에 있는 평음이 영향을 받아 거센소리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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