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자를 위한 용어 해설집
언어의 분절성(discreteness)
물의 소리와 달리 인간의 소리 연속체 중 언어는 더 작은 단위로 자를 수 있다. 이를 분절성이라고 한다. 고양이나 강아지가 밥을 달라고 우는 소리는 더 작은 단위로 나눌 수 없으나, 인간의 언어인 ‘밥 줘’라는 소리는 ‘밥/ 줘’로 나눌 수 있고, 이는 더 작은 단위인 ‘밥+주+어’로 나눌 수 있고, 다시 ‘밥’과 ‘주’는 더 작은 소리 단위인 ‘ㅂ+ㅏ+ㅂ’그리고 ‘ㅈ+ㅜ’로 나눌 수 있다.
언어의 유형
언어의 유형은 전 세계 언어들을 언어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분류해 놓은 것으로, 일반적으로 언어를 고립어와 교착어, 굴절어, 포합어로 구분한다. 고립어는 중국어와 같이 형태 변화가 없이 단어들이 나열되어 문장을 이루는 반면, 한국어나 일본어와 같은 교착어는 ‘친구’, ‘가(다)’라는 단어에 ‘가’와 같은 조사나‘았+다’ 등의 조사가 붙어야 ‘친구가 갔다’라는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언어 유형이다. 반면 불어나 독일어와 같은 굴절어는 단어 ‘liebe’가 주어가 무엇인지에 따라 ‘liebe, liebst, liebt’등으로 다양한 형태로 형태 변화를 해서 문장을 만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포합어(polysynthetic language)는 에스키모어가 대표적인데 단어에 문법적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 붙어서 문장이 하나의 단어처럼 표현된다.
음운론(Phonology)
음운론이란 언어의 말소리가 어떤 체계와 규칙에 따라 배열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한국어의 음운론에서는 한국어의 소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 소리들은 앞 뒤 환경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한국어의 억양이나 강세(stress)는 어떠한지 등을 연구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어에는 /ㄱ/, /ㄲ/, /ㅋ/라는 소리가 있으며(한국어의 음운), ‘학교’를 발음할 때는 /학꾜/처럼 뒤의 /ㄱ/ 소리가 된소리인 /ㄲ/로 바뀐다든지(음운 변동 현상), ‘학교’에서 강세는 ‘학’에 있다든지(한국어의 음운) 등과 관련한 것들을 연구한다.
형태론 (Morphology)
형태론은 단어의 구조와 단어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형태론에서는 문장보다 작은 단위, 즉 단어의 구성요소와 그들이 결합하는 방식을 다룬다. 따라서 한국어의 형태론에서는 의미를 가지는 가장 작은 단위인 ‘산, 강, 가다, 예쁘다’ 등의 형태소와 둘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해서 ‘산길, 강가, 들어가다’ 등 합성어를 만드는 단어 형성의 방법, 그리고 한국어 단어의 품사와 품사의 특성, ‘가다, 예쁘다’같은 동사나 형용사가 ‘가는, 예쁜, 갑니다. 예쁩니다’ 등 활용을 하는 방식 등을 연구한다.
통사론 (Syntax)
통사론은 단어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는 구조와 원리를 다루는 분야이다. 통사론에서는 예를 들면 ‘나는 학교에 간다’라는 문장의 구조와 문장 구성의 원리는 다룬다. 따라서 이 문장의 구조는 주어와 부사어, 서술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제는 현재 시제이며,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하거나 명령을 하는 문장이 아니라 서술을 하는 문장으로 분학한다. 그리고 문장은 하나의 문장 이상으로 구성될 수 있으므로 ‘나는 학교에 가고 동생은 집에 있다’처럼 두 개의 문장이 결합하는 방식과 구조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음절 (Syllable)
음절은 하나의 말소리 덩어리로, 한 번에 발음할 수 있는 소리의 단위입니다. 즉, 말을 할 때 한 번에 뭉쳐 내뱉는 소리 묶음이 음절이며, 직관적으로 가장 잘 인식되는 소리의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는’은 ‘나’와 ‘는’의 두 개의 음절이다. 한국어는 자음과 모음을 음절 단위로 모아 쓰는 언어이므로 문자로 하나의 글자가 한 음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바나나’는 ‘바’, ‘나’, ‘나’ 3음절이며, ‘해바라기’는 ‘해’, ‘바’, ‘라’, ‘기’ 모두 4음절이라 할 수 있다.
접사
접사란 단어에 붙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거나, 문법적인 의미를 더해주는 형태소(의미를 가진 가장 작은 단위)이다. 예를 들면, 한국어의 ‘풋사과’라는 단어는 ‘사과’라는 단어에 [덜 익은]이라는 의미를 지닌 ‘풋-’이라는 접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이다. 이와 같이 접사는 자체적으로는 단어로 쓰이지 못하고, 항상 다른 형태소나 단어에 붙어야만 단어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접사에는 앞서 설명한 ‘풋-’과 같이 단어의 앞에 붙는 접두사(preffix)도 있으며, ‘울렁거리다’의 ‘-거리다’와 같이 단어의 뒤에 붙는 접미사(suffix)도 있다.
수식어와 피수식어
수식어란 꾸며주는 말이며, 피수식어란 꾸밈을 받는 말이다. 예를 들어 ‘예쁜 꽃’, ‘아름답게 피었다’에서 수식어는 각각 ‘예쁜’과 ‘아름답게’이며, 피수식어는 ‘꽃’과 ‘피었다’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어에서는 수식어가 항상 피수식어의 앞에 온다. 수식어의 길이에 상관없이 항상 피수식어의 앞에 오기 때문에, ‘내가 어제 만나기로 했다가 못 만난 친구’에서처럼 ‘내가 어제 만나기로 했다가 못 만난’처럼 수식어의 길이가 길어도 피수식어인 ‘친구’의 앞에 오게 된다.
후치사
후치사란 영어의 postpoition을 번역한 말로, 뒤에 놓이는 말이라는 것이다. 언어에 따라 문법적 관계나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 단어의 앞에 오기도 하고 뒤에 오기도 하는데 영어의 경우에는 ‘in the classroom’처럼 [장소]의 문법적 의미를 나타나는 ‘in’이 단어의 앞에 온다. 반면, 한국어에서는 [장소의 문법적 의미를 나타내는 ‘에’가 ‘학교에’처럼 명사 뒤에 붙는다. 이렇게 문법적 의미를 나타내면서 앞에 오는 단어를 전치사라 하며, 문법적 의미를 나타내면서 뒤에 오는 단어를 후치사라 한다. 한국어에서 후치사는 보통 조사와 동일한 것으로 보면 된다.
움라우트(umlaut)
움라우트는 앞이나 뒤의 모음의 영향을 받아 비슷한 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움라우트 현상은 서양 언어학에서 온 용어인데 한국어의 경우 움라우트 현상이라고 하면, ‘잡히다’를 ‘잽히다’로 발음하는 경우처럼, ‘잡히’의 두 번째 음절 ‘히’의 /ㅣ/ 모음의 영향으로 첫 번째 음절 ‘잡’의 /ㅏ/모음이 /ㅐ/ 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의 또 다른 예로는 ‘고기, 어미, 손잡이’ 등을 두 번째, 세 번째 음절의 /ㅣ/ 모음의 영향으로 ‘괴기, 에미, 손잽이’ 로 발음하는 것들이 있다.
단어와 형태소
단어란 문장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며, 형태소란 의미를 가진 가장 작은 단위이다. 예를 들면, ‘산, 강, 산길, 강가’는 모두 한 단어이다. 이 중‘산, 강’은 더 이상 작은 단위로 분석할 수 없으나, 그리고 ‘산길, 강가’는 ‘산+길’, ‘강+가’로 더 작은 의미 있는 단위(형태소)로 분석이 가능하다. 또 ‘아름답다’는 하나의 단어이지만 ‘아름+답+다’의 더 작은 의미 있는 단위(형태소)로 분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렇게 하나의 단어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눌 수 있으며 가장 작은 의미의 단위가 형태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품사 분류 기준
품사란 단어를 일정한 성질에 따라 구분하여 나누어 놓은 것을 말한다. 한국어의 품사는 모두 9개이다. 품사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먼저 형태가 변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형태가 변화는 용언을 다른 품사들과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용언은 의미에 따라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와 형용사로 구분할 수 있다. 형태가 변하지 않는 것들은 다시 기능에 따라 수식 기능을 수식언과 문장에서 가장 몸된 기능을 하는 체언, 문장과 관련없이 독립적인 기능을 하는 독립언, 그리고 문장의 각 성분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능을 하는 관계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식 기능을 하는 수식언은 다시 기능에 따라 명사를 수식하는지 용언을 수식하는지에 따라 관형사와 부사로 세분한다. 체언은 의미에 따라 명사와 대명사, 수사로 세분한다.
자립명사와 의존명사
명사 중 단독으로 문장 성분이 될 수 있는 명사를 자립명사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산, 강, 산길, 강가’ 등은 모두 ‘산/강/산길/강가가 아름답다’와 같은 문장에서 다른 문장 성분의 도움 없이 주어가 될 수 있다. 반면 ‘것, 수, 이’와 같은 명사는 ‘것이 아름답다, 수가 없다, 이가 많다, ’처럼 문장에서 주어로 단독으로 나타날 수 없으며, 반드시 ‘보는 것이 아름답다, 만날 수가 없다, 보는 이가 많다’처럼 ‘것, 수, 이’를 수식하는 수식어가 있어야 문장에서 문장 성분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반드시 수식어가 있어야 하는 명사를 의존명사라고 한다.
기수사와 서수사
수사에는 수량을 나타내는 기수사와 순서를 나타내는 서수사가 있다. 수량을 나타내는 기수사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 등과 같은 고유어 계통의 기수사와 ‘일, 이, 삼, 사, 오, ….’ 등과 같은 한자어 계통의 기수사가 있다. 순서를 나타내는 서수사 역시 ‘첫째,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 등과 같이 고유어 계통의 서수사와 ‘제일, 제이, 제삼, 제사, 제오, ….’와 같은 한자어 계통의 서수사가 있다.
이형태
이형태란 하나의 형태소의 다른 형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조사 ‘만’은 앞에 오는 명사의 어떠하든지 그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예: 밥만 먹었다 / 과자만 먹었다.) 그러나 목적격 조사는 앞에 오는 명사가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을’과 ‘를’이라는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된다. (예: 밥을 먹었다 / 과자를 먹었다). 이와 같이 같은 의미를 가진 하나의 형태소인데 특정 환경에 따라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될 때 그 형태들을 한 형태소의 이형태라고 한다. 하나의 형태소의 이형태는 ‘/’기호로 묶어서 표기한다. 즉 ‘을/를’, ‘이/가’, ‘은/는’ 등으로 한 형태소의 이형태들을 표기한다.
의존형태소와 자립형태소
형태소 중 ‘산, 강, 바다’처럼 홀로 단어가 될 수 있는 형태소를 자립형태소라고 한다. 반면 ‘좋-, -예쁘-’등과 같은 동사나 형용사는 ‘-다, -니, -구나’와 같은 어미(ending)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무언가에 의존해야만 하는 형태소를 의존형태소라 한다. 의존형태소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존적 요소가 앞에 오는지 뒤에 오는지에 따라 ‘-’을 앞뒤에 붙여 표시한다. 즉 위의 ‘좋-, 예쁘-, -다, -니, -구나’는 모두 의존형태소이다. 이러한 의존형태소에는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이나 ‘-다, -니, -구나’와 같은 어미(ending) 외에도 ‘풋사과’의 ‘풋-’과 같은 접두사, ‘울렁거리다’의 ‘-거리-’와 같은 접미사도 있다.
어근과 접두사, 접미사
‘풋사과, 울렁거리다’와 같은 파생어에서 의미의 주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사과, 울렁’은 어근이며, 어근에 붙어 어휘적 문법적 의미를 덧보태는 기능을 하는 의존형태소를 접사라고 한다. 접사 중 어근의 앞에 오는 것을 접두사, 어근의 뒤에 오는 것은 접미사라고 한다. 예를 들어 ‘치솟(다)’라는 단어에서 어근은 ‘솟(다)’이며 ‘치-’는 접두사이고, ‘아름답(다)’라는 단어에서 ‘아름’은 어근이며 ‘-답-’은 접미사이다.
외연과 내포
일반적으로 의미는 내포와 외연으로 분류된다. 외연은 어떤 단어가 지시하는 대상들의 집합이다. 예를 들면, ‘개’라는 단어의 외연은 ‘진돗개, 말티즈, 치와와, …’ 등 모든 개들의 집합이다. 반면 ‘개’라는 개념에 포함된 속성 즉, 포유류의 일종이며, 네 발을 가지고 있고, 멍멍 짖고 사람과 친하고 충성심이 있고 잡식성이고 하는 등등이 ‘개’의 내포적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유의어 혹은 동의어 중에는 ‘아내, 집사람’처럼 외연은 일치하지만 내포가 다른 경우도 있고, ‘짐승, 동물’처럼 내포는 유사하지만 외연이 다른 경우도 있다. 즉 ‘아내, 집사람’은 지시하는 대상은 동일하지만, ‘집사람’은 ‘아내’와 달리 겸손하게 자신의 아내를 일컬을 때 쓰는 말로 내포된 의미가 다르다. 또 ‘짐승’이나 ‘동물’은 사람 이외의 것을 일컫는 유사한 내포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물고기’는 ‘동물’의 집합에는 속하나 ‘짐승’의 집합에는 속하지 않아 외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의미장(Semantic field)
의미장이란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단어들이 이루는 하나의 체계적인 범주를 말한다. 즉 비슷하거나 관련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은 하나의 의미장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빨강, 노랑, 파랑, 주활, 연두, 보라, 검정, 하양’ 등은 ‘색깔’을 나타낸다는 공통된 의미 속성을 가지고 하나의 의미장으로 묶일 수 있다. 또 ‘머리, 손, 발, 허리, 등, 가슴, 다리’ 등은 ‘신체’를 나타낸다는 공통된 의미 속성을 가지며 하나의 의미장으로 묶일 수 있다. 의미장은 언어마다 다를 수 있으며, 문화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친족’ 의미장은 한국어에서는 ‘언니, 오빠, 동생, 누나, 형, 삼촌, 고모, 이모’ 등으로 분화되어 있으나, 다른 언어에서는 친족 의미장을 구성하는 어휘들이 달리 구성될 수 있다.
서술격 조사
한국어의 조사는 ‘친구가, 친구를, 친구에게’의 ‘가, 를, 에게’외 같이 명사에 붙어, 그 명사가 문장에서 일정한 성분으로 기능하게 하는데, 이러한 조사들은 조사 중에서도 격조사라고 한다. 격조사 중에서 ‘친구이다, 꽃이다’의 ‘이다’처럼 명사에 붙어서 문장의 서술어가 되게 하는 조사를 서술격 조사라고 한다. 서술격 조사는 다른 격조사와 달리 ‘친구이다, 친구이면, 친구인데’처럼 ‘이다’가 ‘이면, 인데’ 등으로 활용은 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격 조사
한국어의 격조사 중에서 ‘친구가 (온다), 꽃이 (예쁘다)’처럼 명사에 붙어서 문장의 주어가 되게 하는 ‘가’와 ‘이’를 주격 조사라고 한다. 주격 조사는 결합하는 명사의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이’와 ‘가’라는 이형태를 가진다. ‘이/가’ 외에도 ‘학교에서 (상을 주었어요).’와 같이 기관이나 단체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서 주어가 되게 하는 이 문장의 ‘에게’도 주격 조사라고 할 수 있다. 또 결합하는 명사가 존대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주격 조사 ‘께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할아버지께서 (오신다)’처럼 ‘할아버지’는 ‘께서’가 결합할 수 있다.
목적격 조사
한국어의 격조사 중에서 ‘밥을 (먹는다), 과자를 (먹는다)’처럼 명사에 붙어서 문장의 목적어가 되게 하는 ‘을’과 ‘를’을 목적격 조사라고 한다. 목적격 조사는 결합하는 명사의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을’과 ‘를’이라는 이형태를 가진다.
재귀대명사 (Reflexive pronoun)
재귀대명사란 대명사 중에서 ‘자기’와 같이 문장 안에서 주어를 다시 지시하는 대명사를 말한다. 예를 들면, ‘영수는 자기를 너무 사랑한다’에서 ‘자기’는 주어인 ‘영수’를 지시하는 것이다. 또 ‘영수는 자기 아빠를 아주 존경한다’에서 ‘자기’도 주어인 ‘영수’를 지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 문장 안에서 주어를 다시 지시하는 경우에는 ‘영수는 영수를 너무 사랑한다(×)’와 같이 주어를 반복하지 않고 ‘영수’ 대신 ‘자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한 문장 안에서 주어를 다시 지시하는 경우, 주어는 반드시 3인칭인 경우에 한한다. 즉 주어가 1인칭이거나 2인칭인 경우에는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한다, 너는 너를 너무 사랑한다’처럼 재귀대명사인 ‘자기’를 사용하지 않고 1인칭 혹은 2인칭 주어를 다시 반복한다.
보격 조사
한국어의 격조사 중에서 ‘가을이 (되었다), (친구는) 선생님이 (되었다), (친구는) 선생님이 아니다’와 같이 ‘되다’나 ‘아니다’ 앞에 오는 명사에 결합한 ‘이/가’를 보격 조사라고 한다. 보격 조사는 주격 조사와 형태가 동일하여 혼동될 수도 있으나, 보격 조사는 주격 조사와 달리 존대의 대상과 결합하거나 기관이나 단체를 나타내는 명사와 결합하더라도 ‘께서’ 혹은 ‘에서’의 형태로 쓸 수는 없다. 즉 ‘(김 선생님께서) 교수님이 되었다’에서와 같이 존대의 대상이 되는 주어에는 ‘께서’가 붙지만 보어에는 ‘께서’가 붙지 않고 반드시 ‘이/가’가 붙는다.
부사격 조사
한국어의 격조사 중에서 ‘(영수가) 학교에 (간다), (영수가) 학교에서 (논다). (영수가) 손으로 (밥을 먹는다)’의 ‘에, 에서, 로’와 같은 조사를 부사격 조사라고 한다. 부사격 조사는 명사에 붙어 그것이 붙은 명사구가 부사어가 되게 하는 조사로서, 장소나 시간, 혹은 도구, 비교 등의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즉 앞서 설명한 시간과 장소의 의미를 가지는 ‘에’나 ‘에서’, 도구나 자격, 방향의 의미를 가지는 ‘로’ 외에도 비교의 의미를 가지는 ‘보다, 처럼’도 부사격 조사라고 할 수 있다.
관형격 조사
한국어의 격조사 중에서 ‘친구의 (책), 세종대왕(의) 꿈’처럼 명사에 붙어서 문장의 관형어가 되게 하는 ‘의’를 관형격 조사라고 한다. 관형격 조사 ‘의’는 명사에 붙어 뒤의 명사를 수식하는 관형어 기능을 하게 하는데, ‘친구 책, 세종대왕 꿈’처럼 ‘의’가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관형격 조사의 표준 발음은 /의/로도 발음할 수 있고 /에/로도 발음할 수 있다. 즉 ‘친구의 책’은 /친구의 책/으로 발음해도 되고 /친구에 책/으로 발음해도 된다. 단, 발음으로 인해 ‘의’를 ‘에’로 적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호격 조사
한국어의 격조사 중에서 ‘영수야, (이리 와)’, ‘영숙아, (이리 와)’처럼 명사에 붙어서 부르는 말이 되게 하는 ‘야’와 ‘아’를 호격 조사라고 한다. 호격 조사는 결합하는 명사의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아’와 ‘야’라는 이형태를 가진다.
진리치
문장의 진리치란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대등접속문에서는 ‘나는 사과를 좋아하고 동생은 바나나를 좋아한다’가 참(true)이라면 ‘동생은 바나나를 좋아하고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도 진리치에는 변함이 없이 참(rrue)이다. 반면 ‘엄마가 사과를 좋아해서 딸이 사과를 좋아한다’가 참(true)일 경우, ‘딸리 사과를 좋아해서 엄마가 사과를 좋아한다’는 참(true)인지 거짓(false)인지 판단할 수 없다. 왜냐하면 원인과 결과 관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종속접속문에서는 앞뒤 문장의 순서를 바꾸었을 때는 진리치가 달라진다.
활용
‘가다’나 ‘예쁘다’와 같은 동사나 형용사는 문장에 사용될 때 ‘간다, 갑니다, 가는데요, 가요, 갑시다, 가라’, ‘예쁘자, 예쁩니다, 예쁜데요, 예뻐요’ 등으로 형태가 달라진다. 이렇게 형태를 달리 하는 것을 용언의 활용이라고 한다. 용언의 활용은 동사인지 형용사인지에 따라 다른데, 현재형의 아주 낮춤에서 동사는 ‘-ㄴ
다/는다’로 활용하는 반면, 형용사는 ‘-다’로 활용한다. 또 동사인지 형용사인지에 따라 ‘-는데, -은데/ㄴ데’, ‘-는구나, -구나’ 등 다른 이형태 어미로 활용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활용의 차이가 동사와 형용사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늙다’는 의미적으로 ‘젊다’의 반대로 형용사처럼 생각되지만 ‘늙는다, 늙는구나, 늙는데’로 활용을 하므로 동사이며 동적(動的)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용언의 어간(stem)과 어미(ending)
용언이 활용을 할 때 형태 변화가 없는 ‘가-, 예쁘-’ 부분을 용언의 어간이라고 하며, 형태를 변화시키는 ‘-ㄴ다/다, ㅂ니다/습니다, -어/어, ㅂ시다/읍시다, -아라/어라’를 어미라고 한다. 용언의 어간은 뒤에 붙임줄 ‘-’을 붙이며, 어미는 앞에 붙임줄 ‘-’을 붙인다.
피동(Passive)
피동은 주어가 어떤 행위를 당하는 객체가 되는 문장 구조를 말한다. 반면 주어가 어떠한 행위를 하는 문장 구조는 ‘능동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경찰이 도둑을 잡았다’라는 문장은 주어가 행위를 행하는 문장 구조로서 ‘능동문’이며, 행위를 당하는 ‘도둑’을 주어로 하는 문장 구조인 ‘도둑이 경찰에게 잡혔다’는 피동문이다. 모든 언어에는 이와 같이 능동문을 피동문으로 바꾸는 문법적 규칙이 있는데, 한국어에서도 능동문을 피동문으로 바꾸는 규칙이 있다. 가장 전형적인 규칙으로는 위의 예시에서와 같이 ‘잡다’와 같은 능동사에 피동 접미사인 ‘- 이-, -히-, -리-, -기-’등을 붙여 ‘잡히다’와 같은 피동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능동문의 목적어를 주어 위치로, 그리고 주어를 부사어의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피동문 규칙이 있다.
사동(Causative)
사동은 주어가 어떤 행위를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문장 구조를 말한다. 반면 주어가 시킴을 당하지 않고 어떠한 행위를 하는 문장 구조는 ‘주동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옷을 입었다’라는 문장은 누구에겐가 시킴을 당하지 않고 주어가 행위를 행하는 문장 구조로서 ‘주동문’이며,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행위를 시키는 문장 구조인 ‘엄마가 아이에게 옷을 입혔다’는 사동문이다. 모든 언어에는 이와 같이 주동문을 사동문으로 바꾸는 문법적 규칙이 있는데, 한국어에서도 주동문을 사동문으로 바꾸는 규칙이 있다. 가장 전형적인 규칙으로는 위의 예시에서와 같이 ‘입다’와 같은 주동사에 사동 접미사인 ‘-이-, -히-, -리-, -기-, -우-, -추-’ 등을 붙여 ‘입히다’와 같은 사동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시키는 주체를 주어로 삽입하고, 주동문의 주어를 부사어의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동문 규칙이 있다.
보조용언 (Auxiliary verb)
보조용언이란 동사나 형용사 뒤에 붙어서 의미를 덧붙이는 역할을 하는 용언을 말한다. 보조용언 앞에서 문장의 주된 사건을 의미하는 용언은 본용언이라 한다. 예를 들면, ‘나는 옷을 입어 보았다’에서 이 문장의 주요 사건인 [내가 옷을 입다]의 ‘입다’는 본용언이며, 이 사건에 [시도]의 의미를 덧보태는 ‘보다’는 보조용언이다. 위의 문장에서 보조용언을 뺀 ‘나는 옷을 입었다’는 문법적인 문장이지만 본용언을 뺀 ‘나는 옷을 보았다’을 문법적인 문장이 아님으로도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즉 본용언은 문장에서 삭제하면 문장이 비문(비문법적인 문장)이 되지만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삭제해도 비문(비문법적인 문장)이 되지 않는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나는 숙제를 해 놓았다’에서 ‘해’는 본용언으로서 ‘나는 숙제를 했다’라고 해도 문법적 문장이지만, ‘놓았다’는 보조용언이므로 ‘나는 숙제를 놓았다’라고 하면 비문이 되는 것이다. 한국어의 어문규범에 의하면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입어 보았다, 해 놓았다’와 같이 띄어쓰는 것이 원칙이고 ‘입어보았다, 해놓았다’처럼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시제 (Tense)
시제란 발화시(말을 하고 있는 시점)를 기준으로 사건의 위치를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즉 ‘나는 산책을 했다’라고 하면 내가 말을 하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산책을 하다]라는 사건이 이전(과거)에 일어난 사건임을 나타내며, ‘나는 산책을 한다’라고 하면 내가 말을 하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지금(현재) 일어난 사건임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한국어에서는 말을 하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사건이 이전에 일어난 경우에는 용언에 과거 시제의 어미 ‘- 았.었-’을 붙이고, 현재의 사건에 대해서는 동사의 경우에는 현재 시제의 ‘-는/ㄴ-’을 붙이거나 아무 것도 붙이지 않는다. 그리고 형용사의 경우에는 아무 것도 붙이지 않는다. 단, 발화시를 기준으로 미래 시제를 나타내는 어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상 (Aspect)
상이란 시제와 유사하긴 하지만, 시제가 사건이 언제 일어난 것인지에 주목한다면, 상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주목하여 이의 양상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라고 할 수 있다. 즉 ‘난 지금 막 숙제를 다 했다’라는 문장에서 [숙제를 하다]라는 사건이 과거에 일어난 사건임을 나타내기보다는 그 사건이 완료되었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건의 ‘완료’를 나타내는 것을 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나는 싱글이 아니고 결혼했어’라고 할 때 [내가 결혼하다]라는 사건이 과거임을 나타낸다기보다는 [내가 결혼하다]라는 상태가 이미 완료되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한국어의 ‘-았/었-’은 사건이 과거임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사건의 완료 혹은 완료 지속의 상적 의미도 가진다.
법 (Mood)
법이란 화자가 사건에 대해 가지는 태도를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내일 온다’와 ‘친구가 내일 오겠다’라는 문장을 비교하면, 첫 번째 문장은 [친구가 내일 오다]라는 사건이 확실함을 나타냄에 비해 두 번째 문장은 [친구가 내일 오다]라는 사건이 불확실함을 나타낸다. 또 ‘(내가 제주도 갔었는데) 제주도 날씨가 좋았다’와 ‘(내가 제주도 갔었는데) 제주도 날씨가 좋더라’를 비교하면, 첫 번째 문장은 내가 제주도가 갔을 당시 [제주도 날씨가 좋다]라는 사건이 과거의 사건임을 나타냄에 비해 두 번째 문장은 [제주도 날씨가 좋다]라는 사건을 제주도에 같이 가지 않은 누군가에게 그때의 일을 보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에서 현재 시제는 ‘확실법’과 관련이 되며, ‘-더-’는 ‘보고법’이라고도 한다.
양태 (Modality)
양태란 화자가 사건에 대해 가지는 태도나 판단, 확신, 가능성, 의무감 등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즉 화자가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태도나 주관적 판단을 표현하는 문법 범주이다. 예를 들면, ‘너 정말 힘들겠다’라고 할 때 [네가 정말 힘들다]라는 사건에 대해 화자가 확신이 없음을 나타내며, ‘나도 그 정도 일을 하겠다’라고 하고 하면 화자가 [내가 그 정도 일을 하다]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와 같이 한국어에서 ‘-겠-’은 추측 양태, 혹은 가능성 양태와 관련이 된다. 최근 한국어에서의 양태의 문법 범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제주도는 날씨가 맑을 거야’라고 할 때 ‘-을 것이-’는 추측 양태를 나타낸다든지, ‘네가 가야 돼’라고 할 때 ‘-어야 하다, -어야 되다’는 의무 양태를 나타난다는 등의 어미 외의 보조용언이나 문법적인 구(phrase)가 나타내는 양태 의미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졌다.
종결어미
종결어미란 어미 중에서도 문장을 끝낼 때 사용되는 어미를 말한다. 즉 ‘친구를 만났다/만났어/만나자/만나라/만났잖아/만났구나/만났지’ 등의 ‘-다, -어, -자, -어라, -잖아, -구나, -지’ 등의 어미를 종결어미라고 한다. 한국어는 종결어미에 문장의 유형과 상대높임을 드러낸다. 즉 ‘친구 만났습니다’라고 할 때 ‘-습니다’는 평서문의 아주 낮춤의 문장 유형과 상대 높임임을 드러낸다.
연결어미
연결어미란 어미 중에서 문장을 연결할 때 사용되는 어미를 말한다. 즉 ‘친구를 만나서 영화를 봤어요’와 같이 ‘-어서’는 ‘친구를 만났다’와 ‘영어를 보다’의 두 문장을 하나로 연결할 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연결어미는 연결하는 앞 뒤 문장의 논리적 관계에 따라 이유와 원인의 ‘-어서/아서, -으니까’ 외에도 조건을 나타내는 ‘-으면, -거든’, 시간적인 선후 관계를 나타내는 ‘-고, -자’ 등 다양한 연결어미가 있다.
전성어미
전성어미란 어미 중에서 문장에 붙어서 그 문장을 명사나 부사, 혹은 관형사처럼 기능하게 하는 어미를 말한다. 즉 ‘나는 그 친구가 오기를 기다렸다’에서 ‘-기’는 [그 친구가 오다]라는 문장의 서술어인 ‘오다’동사에 붙어서 전체 문장 ‘나는 … 기다렸다’의 목적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나는 그 친구가 온 날짜를 기억한다’에서 ‘-ㄴ’은 [그 친구가 오다]라는 문장의 서술어인 ‘오다’ 동사에 붙어서 뒤의 ‘날짜’를 수식하는 기능을 하도록 하고 있다. ‘-기’와 같이 문장을 명사처럼 기능하게 하는 것을 명사형 어미라고 하고, ‘-ㄴ’과 같이 문장을 관형사처럼 기능하게 하는 것은 관형사형 어미라고 하며, 이들은 모두 전성어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