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자를 위한 용어 해설집
화용론
화용론(pragmatics)은 ‘말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가’를 연구하는 언어학의 한 분야다. 같은 문장을 사용해도,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왜 말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화용론은 언어와 맥락의 관계를 살핀다. 예를 들어 “춥네요”라는 말은 단순한 날씨 설명일 수도 있고, 창문 좀 닫아 달라는 간접 요청일 수도 있다. 이처럼 말의 숨은 의도나 해석을 이해하는 것이 화용론의 핵심이다. 통사론은 문장의 구조를, 의미론은 문장의 뜻을 연구한다면, 화용론은 그 문장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언어가 단지 뜻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유도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므로, 화용론은 언어와 사람 사이의 관계, 즉 기호 사용자 간의 의미 작용을 중심으로 한다. 예를 들어 ‘지시’(이것, 저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함축’(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전달된 의미),‘언어 행위’(말로 부탁, 명령, 사과, 약속 등을 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대화를 어떻게 이어나가는지를 분석하는 대화 분석 등도 모두 화용론의 영역이다. 화용론은 미시 화용론과 거시 화용론으로 나뉘기도 한다. 미시 화용론은 개별 대화나 문장에서의 맥락과 의미 해석을 다루고, 거시 화용론은 사회, 문화, 문학적 배경 속에서 말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본다. 예를 들어, 문화에 따라 거절하는 방식이나 칭찬에 대한 반응이 다른데, 한국어에서는 “잘했어요!”라고 하면 “아니에요~”라고 겸손하게 반응하지만, 서구권에서는 “고마워요!” 하고 감사로 응답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언어 뒤에 숨은 문화와 사회적 의미까지 살펴보는 것이 화용론이다. 즉 화용론은 단지 말의 뜻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에게 어떤 의도로 어떻게 말하고, 또 그 말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분석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즉, 말의 겉뜻뿐 아니라 속뜻, 말하는 방식, 맥락, 사회적 배경까지 모두 들여다보는 학문이다.
함축
함축은 말이 겉으로 표현한 뜻 외에,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말한다. 즉, 화자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눈치채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여기 좀 춥네요.”라고 말하면, 실제로는 “창문 좀 닫아 주세요”라는 간접적인 요청일 수 있다. 이처럼 함축은 말의 표면적 의미(직의)와는 다른, 화자의 의도를 추론해야만 알 수 있는 의미다. Grice(1967)는 이런 함축이 대화의 협력 원리와 관련된다고 보았다. 사람들은 서로 협력한다고 믿고 말을 해석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은 의도도 자연스럽게 유추하게 된다. 함축은 일상 대화, 문학, 광고 등 다양한 장면에서 미묘하고 풍부한 표현 효과를 만들어 준다. 결국 함축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하는, 의미의 숨은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함의
함의(entailment)는 어떤 문장이 논리적으로 반드시 포함하고 있는 의미를 말한다. 이때 그 의미는 화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문장 자체만으로도 반드시 따라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김 선생님은 사과를 먹는다”라고 하면, 그 말 속에는 “김 선생님은 과일을 먹는다”라는 뜻이 논리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만약 “김 선생님은 과일을 먹지 않는다”고 하면, 원래 문장도 거짓이 되는 관계다. 이처럼 함의는 문맥에 따라 달라지거나, 취소될 수 없는 의미라는 특징이 있다. 반면, 함축은 맥락에 따라 달라지고, “아,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처럼 취소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함의는 문장의 구조에서 자동으로 따라오는 필연적인 의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전제
전제(presupposition)는 어떤 문장이 당연한 사실처럼 깔고 있는 의미를 말한다. 즉,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정보이다. 예를 들어 “김 선생님의 딸은 서울에 살고 있다”라는 문장은 ‘김 선생님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문장을 부정해 “서울에 살고 있지 않다”라고 해도, 딸이 있다는 전제는 여전히 유지된다. 이처럼 전제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문장 전체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정보다. 전제는 문장의 배경 지식에 해당하며, 부정해도 사라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다만, 화용론적 전제는 듣는 사람의 지식이나 상황에 따라 취소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전제 여부를 확인하려면 그 문장을 부정문으로 바꿔 보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전제는 우리가 대화에서 공유하고 있다고 여기는 정보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대화의 격률
대화의 격률은 사람들이 효율적이고 협력적으로 대화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규칙이다. 또는 대화를 할 때 사람들이 응당 지킬 것으로 기대되는 원리이다. Grice(1975)가 제안한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서로 잘 이해하려면 암묵적인 약속을 따라야 한다. 먼저 질의 격률은 사실만 말하라는 원칙이다. 거짓이라고 생각되는 말이나 근거 없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양의 격률은 필요한 만큼만 말하라는 것이다. 너무 적게 말해도 안 되고, 쓸데없이 많이 말해도 안 된다. 관련성의 격률은 대화 주제와 관련된 말만 하라는 원칙이다. 갑자기 다른 얘기를 꺼내면 대화가 어색해질 수 있다. 태도의 격률은 명확하고 간결하게 말하라는 규칙이다. 말이 모호하거나 순서가 엉키면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대화의 격률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지키고 있는 대화의 예절이다. 그러나 이 규칙을 의도적으로 어기면서 특별한 의도와 의미를 전달하는 ‘함축’ 현상도 화용론의 중요한 주제다.
직시
직시란 말 속에 담긴 ‘누구’, ‘언제’, ‘어디’를 가리키는 기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여기 있어”라는 문장에서 ‘나’, ‘지금’, ‘여기’는 모두 듣는 사람의 이해를 위해 발화 상황에 따라 해석해야 하는 말이다. 이처럼 발화 시점(말하는 순간)이나 발화자(말하는 사람)를 기준으로 해석되는 표현들이 직시에 해당한다.
직시의 중심
직시는 모두 화자(말하는 사람)를 중심으로 조직되며, 이를 직시의 중심(origo)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나- 지금-여기’가 직시의 기준점이 된다.
직시의 투사
그런데 때로는 이 기준점인 직시의 중심이 화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옮겨질 때도 있다. 이런 현상을 직시 투사(deictic projection)라고 한다. 예를 들어 “Can I come to your office tomorrow?”에서 come은 화자가 아닌 청자의 위치로 기준이 바뀐 표현이다. 또 “오른쪽으로 가세요”라고 했을 때, 청자의 오른쪽을 기준으로 말한 것이라면, 이것도 직시 투사다. 결국 직시는 단어 자체만 보고는 뜻을 다 알 수 없고, 누가, 언제, 어디서 말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표현 체계다. 그래서 화용론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언어가 맥락 속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개념이다.
화행(話行, speech act)
화행이란 사람이 말을 통해 어떤 행위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말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 요청, 사과, 명령, 약속처럼 실제로 행동을 유발하거나 의미 있는 사회적 행위를 수행한다.
– 언표적 행위 언표적 행위(locutionary act)란 뜻이 있는 말을 실제로 말하는 행위이다. 예를 들어 “좀 춥지 않니?”라는 문장을 소리 내어 말할 때 문자 그대로 전해지는 의미를 언표적 행위라고 한다.
– 언표내적 행위 언표내적 행위(illocutionary act)란 그 말에 담긴 의도나 목적을 가리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좀 춥지 않니?”라는 말에 ‘창문 좀 닫아줘’라는 간접 요청의 의도가 담겨 있을 때 그 간접 요청의 의도를 언표내적 행위로 본다.
– 언향적 행위 언향적 행위(perlocutionary act)란 그 말이 실제 행하는 효과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상대가 그 말 듣고 창문을 닫는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써얼의 적정 조건
Searle은 어떤 말이 정상적인 화행(speech act)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조건들을 적정 조건(felicity conditions)이라고 하며, 총 네 가지로 나뉜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말은 문법적으로는 맞아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명제 조건
명제 내용 조건 (Propositional Content Condition)은 말하는 내용이 해당 화행의 성격에 맞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약속해”라는 말은 미래에 어떤 행동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과거 일을 약속할 수는 없으므로, “어제 일찍 올게 약속해”는 부적절하다.
– 준비 조건 준비 조건(Preparatory Condition)은 화행이 가능하려면 상황이나 전제 조건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 좀 닫아줘”라고 말하려면, 문이 열려 있어야 하고, 상대가 문을 닫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닫혀 있는 문 앞에서 “닫아줘”라고 하면 성립되지 않는다.
– 성실성 조건
성실성 조건(Sincerity Condition)은 화자가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해 진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안해”라고 말할 때는 진짜로 미안하다는 감정을 가져야 한다. 거짓으로 사과하면, 말은 존재하지만 진정한 사과는 성립하지 않는다.
– 본질 조건 본질 조건 (Essential Condition)은 그 말이 화행으로서 어떤 사회적 행위를 수행한다는 것을 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약속해”라는 말이 단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상대와의 사회적 약속을 맺는 행위임을 의미한다. 화자와 청자가 이걸 ‘약속’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화행이 완성된다.
체면
체면(face)이란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자신이 지켜지고 존중받기를 바라는 이미지를 말한다. Brown & Levinson(1987) 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말할 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를 의식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 적극적 체면 적극적 체면(positive face)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고, 좋게 평가받고 싶은 욕구와 관련된 체면이다. 예를 들어, “정말 멋지세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처럼 상대와 유대감이나 친밀함을 표현하는 말이 이에 해당한다. 적극적 체면을 고려한 말은 상대를 인정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태도를 드러낸다. 칭찬, 동의, 농담, 관심 표현 등이 이에 포함된다.
– 소극적 체면 소극적 체면 (negative face)은 자기 선택의 자유를 원하고, 강요당하거나 방해받고 싶지 않은 욕구와 관련된다. 예를 들어 “실례지만…”,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같은 말은 상대의 소극적 체면을 존중하는 표현이다. 소극적 체면을 지켜주는 말은 정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거절, 부탁, 충고 등은 체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완곡한 표현 전략을 쓴다.
체면 위협 행위
체면 위협 행위(FTA)란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 또는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킬 수 있는 언어 행위를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좋게 보이고 싶고(적극적 체면), 자유롭고 간섭받지 않기를(소극적 체면) 원한다. 그런데 대화 중에는 어쩔 수 없이 이 체면을 위협하게 되는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비판을 하거나 명시적으로 모욕을 주는 등의 행위는 적극적 체면에 대한 체면 위협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상대방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소극적 체면에 대한 체면 위협 행위로 볼 수 있다. Brown &Levinson(1987)은 체면 위협의 정도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로 사회적 거리(D) – 화자와 청자의 친밀도, 상대적 권력(P) – 누가 더 권위를 가지는가, 행위의 순위(R) – 문화 내에서 해당 발화의 무례함 또는 강도를 제시하였다. 이 세 요소가 클수록, 즉 낯설고, 상대가 힘이 있고, 민감한 주제를 다룰수록, 더 정중한 표현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체면 위협을 줄이기 위해 완곡어법, 간접화법, 높임 표현 등을 사용하게 된다.
화용적 실패
화용적 실패란 문장은 문법적으로 맞지만, 말하는 방식이나 말의 의미가 상황에 맞지 않아 오해를 불러오는 경우를 말한다. 문장의 문법이나 어휘 사용이 정확해도, 문화나 상황에 따라 부적절하게 들릴 수 있는 것이 화용적 실패의 핵심이다. Thomas(1983)는 화용적 실패가 단순한 문법 오류보다 더 심각한 사회문화적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았다. 문법 오류는 외국인 학습자에게 흔한 실수로 여겨질 수 있지만, 화용적 실패는 개인의 성격이나 태도에 대한 오해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Kasper(1992)는 화용적 실패가 모국어와 목표 언어 간의 화행 규칙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즉, 자기도 모르게 모국어의 말하기 습관이나 예의 규칙을 목표 언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문제다. 결국 화용적 실패는 단순한 언어 능력 부족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한 대화 방식의 문제다. 그래서 외국어 교육에서는 단어와 문법만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 예절, 맥락까지 함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화용 능력은 상대방의 입장, 상황, 사회적 거리 등을 고려해 말을 어떻게 할지 선택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용적 실패를 줄이려면 언어 사용의 ‘적절성’을 민감하게 배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담화
담화(談話)란 단순히 문장 하나가 아니라, 문장들이 이어져서 이루는 실제적인 언어 사용 단위를 말한다. 즉, 사람들이 실제 말하거나 글을 쓸 때 이루어지는 언어의 흐름 전체가 담화에 해당한다. “오늘 날씨가 좋네요. 산책하러 갈까요?”처럼 두 문장이 연결되어 하나의 의미 흐름을 형성할 때, 이를 담화라고 한다. 담화는 단순한 문장들의 나열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이 작동하는 전체 과정을 포함한다. 그래서 담화는 문맥(context), 화자와 청자의 관계, 상황, 목적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한 문장만 보면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도, 전체 담화를 보면 의미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담화는 크게 구어 담화(말)와 문어 담화(글)로 나뉜다. 구어 담화는 일상 대화, 전화 통화, 토론, 면접 등 실제 말로 이루어진 담화를 의미하고, 문어 담화는 에세이, 기사, 소설, 보고서 등 글로 표현된 담화를 가리킨다. 또한 담화는 설명, 묘사, 서사, 주장, 명령 등 화자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스 기사는 정보 전달 중심의 설명 담화이고, 소설은 사건의 전개를 담은 서사 담화이며, 광고 문구는 청자를 설득하려는 설득 담화이다. 결국 담화란 언어가 살아 움직이는 실제 장면 전체를 가리키며, 단순한 문장 분석을 넘어서 의미, 목적, 맥락을 모두 고려해야 이해할 수 있는 복합적인 언어 단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인접쌍
인접쌍이란 대화에서 서로 짝을 이루는 말들이 앞뒤로 나오는 구조를 말한다. 즉, 한 사람이 어떤 말을 하면, 상대방이 그에 어울리는 응답을 바로 이어서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대화의 기본 단위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말의 순서를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밥 먹었어요?” → “네, 먹었어요.”“문 좀 닫아줄래요?” → “네, 알겠어요.” 또는 “죄송해요, 지금 바빠요.”이처럼 하나의 말이 나오면, 그에 어울리는 응답이 뒤따르는 구조가 인접쌍이다. Sacks, Schegloff Jefferson(1974)는 대표적인 인접쌍 유형으로 질문 – 대답, 요청 – 수락 또는 거절, 제안 – 수락 또는 거절, 인사 – 인사, 칭찬 – 겸양 또는 감사를 제시하였다. 이때 두 번째 말은 선호되는 반응(preferred)과 비선호 반응(dispreferred)으로 나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청에 대해 “좋아요”라고 응답하는 것이 선호되는 반응이고,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처럼 거절하는 반응은 비선호되지만 가능하다. 비선호 응답은 보통 머뭇거리기, 이유 설명, 완곡한 표현 등을 통해 부드럽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그날은 좀 어려운데요… 다음에 보면 안 될까요?”와 같은 응답이 비선호 응답에 해당한다. 결국 인접쌍은 대화가 예측 가능하고 협력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기본 구조이며, 화용론과 대화 분석에서 사람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